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가 2월 14일 2011년 시즌 일정을 발표했다. 확정된 24개 대회의 상금 규모는 136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6억 원 증가했다. 대회도 두 개 늘어났다. 아직 남자대회가 확정되지 않아 올해를 기준으로 비교하기 힘들지만 지난해 남자대회와 비교해 보면 여자 골프대회가 월등히 앞선다. 지난해 한국 남자 골프대회는 18개 대회에 118억 원의 상금을 내걸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미국과 일본 골프투어의 올해 계획은 어떨까? 먼저 여자 골프대회를 살펴보자. 세계 최고라 할 수 있는 미국을 살펴보면 LPGA는 올해 25개 공식 대회에 약 487억 원의 상금을 내걸고 전 세계 여자 프로골퍼를 부른다. 둘째로 큰 무대인 일본은 34개 대회에 약 374억 원의 상금 규모를 확정했다. 양쪽에서 한국 선수의 활약이 기대된다.
반면 남자 프로골프 시장 규모는 다음과 같다. 미국 PGA투어는 지난해보다 대회가 한 개 줄어든 45개지만 상금은 약 3214억 원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대회 숫자 면에선 여자보다 작지만 상금 규모는 월등히 앞선다. 1월 초 시즌 첫 대회인 현대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가 개최됐다.
일본남자프로골프협회인 JGTO는 25개 대회에 상금 규모는 약 440억 원이다. 유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남자 골프대회는 대회 수가 52개다. 24개가 확정된 유럽 여자투어를 압도한다. 왜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여자 골프대회가 강세인 걸까? 가장 큰 이유는 골프 대중화의 기폭제였던 박세리다. 여성 골퍼의 세계 무대 정복이 국내에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 물론 그 후 최경주를 포함한 남자 골퍼들도 세계 무대에 꾸준히 도전했다. 양용은은 미국 메이저대회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세리키즈로 불리는 여자 선수가 세계 무대의 벽을 차례로 허무는 모습이 사람들에게는 더 익숙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여자 프로골퍼에게 관심과 인기가 집중될 수밖에 없다.
세계 골프시장의 크기와 흐름, 영향력을 고려해 본다면 우리나라 골프의 남녀 불균형은 빨리 해소돼야 한다. 골프대회를 후원하는 기업의 마케팅 차원에서도 남녀 골프의 위상 전환이 빨리 이루어질수록 더욱 긍정적 효과를 거두기 쉬워질 것이다.
2016년 브라질 올림픽에 골프가 다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을 때 전 세계 기업들의 마케팅적 관심은 타이거 우즈의 올림픽 출전이 가능할 것인 가였다. 로레나 오초아나 신지애의 출전 가능성이 아니었다. 물론 올림픽 골프에서 남자와 여자의 금메달 숫자는 같다. 하지만 상업적 차원에서 효용가치는 시장 규모에 비례하기 때문에 한국 남자골프의 발전이 더욱 절실하다. 한국 여자 프로골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계무대의 중앙에 있을 것이다. 남자 골프도 이에 발맞춰야 한다.
